[OSEN=김나연 기자] 연매출 600억 신화를 쓴 컵밥 CEO 송정훈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13일 방송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사당귀')에서는 컵밥의 시작점이 되는 첫 사무실을 찾은 송정훈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송정훈은 직원들과 함께 유타주립대학교 교직원이자 친구인 브랜든의 도움을 받아 유타주 상의원, 주지사와 미팅을 가졌다. 송정훈은 "좀 더 판을 크게 벌려보자, 진짜를 보여주자. 저희들이 밥심 프로젝트를 작게 시작해서 크게 일을 벌렸다. 한국 알리는 페스티벌을 1년에 한번정도 한다. 밥먹고 힘내자는 의미로 2년전에 10주년 행사에은 2만명 넘는 분들이 왔다. 이제는 유타 정부가 개입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번도 실패해본적이 없다. 세일즈맨으로서 당연히 해야하기 때문에 또 한번 뚫고 들어가봐야죠"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후 송정훈은 "특별한 장소에서 밥을 쏘겠다"며 아내 김예리 씨와 직원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컵밥의 첫 사무실이 있던 곳. 송정훈은 "컵밥이 시작된 장소고 매일 아침부터 새벽까지 일하던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 곳을 떠난 뒤 처음으로 돌아온 송정훈은 가게를 보자 한참을 말없이 눈물을 쏟았다. 이를 본 이순실은 "고생하던 생각이 나서. 눈물 난다. 고생 많이 해서, 나도눈물날것 같다. 마음아프다"라고 덩달아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정훈은 "거기를 떠난지 3,4년 정도 된것 같다. 그리고 처음 왔다. 특별한 장소지 않나. 컵밥이 시작된 장소고 옛날생각도 나고 감회가 새롭더라. 한동안 저기를 못갔다. 너무 생각 많이 나서. 근처만 계속 돌고. 크루들이 막 놀면서 있었던 곳, 쉬고 있었던 곳, 조금 감정이 그랬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손님이 최고라 얘기하지만 저희 회사의 최고는 저희들과 같이 일하는 크루들"이라고 직원들과 함께했던추억들을 떠올렸다.
박명수는 "가장 힘들때가 언제였냐. 그때 때문에 눈물나는거 아니냐"고 물었고, 송정훈은 "여러가지 있다. 힘들어서만 우는게 아니라 기억들이 다 있으니까. 그래서 못갔다. 저기 저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다. 저희가 된게 아니다. 도와주신분 엄청 많으니 보자마자 너무 많이 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송정훈은 많이 바뀐 가게 외관을 보더니 "여기에 총을 쐈다. 여기 총을 쏘고 도망갔다"고 과거 일을 떠올려 눈길을 끌었다다. 그는 "진짜 말썽이 많았다. 총을 쏘고 도망가기도 했고 도둑이 많이 들기도 했고 그랬던 장소긴 하다. 유타가 대부분 안전한데 그 장소가 좀 그랬었다. 그래서 아이들 못오게 하니까 걱정이 더 많았던 장소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더해 일을 하던 직원이 금고를 뜯어 5천만원 가량의 현금을 훔쳐가기도 했다는 것. 송정훈은 "즐거운 일들이 더 많지만 그런일들도 있으니까 문을 딱 여는데 그 순간 이게 확 와버렸다"고 털어놨다.
세상을 떠난 은인의 아들과도 만났다. 송정훈은 "당시 렌트비가 3500달러(한화 약 400만원)이었는데 돈이 없어서 1500달러만 지불할수 있다고 했다. 당신 아버지는 6개월간 세를 바지 않으셨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저희가 열심히 하는걸 보고 6개월 렌트를 아예 안받았다. '너희 힘들지? 걱정하지말고 열심히 해'라고 했다. 그때 열고나서 겨울 왔는데 손님이 많이 없지 않나. 트럭이다 보니. 그걸 알고계신거다. 말도 못했는데 천사처럼 와서 6개월 줄테니 열심히 해서 성공하라고 얘기해주셨다"며 "거의 1년만에 돈을 다 드렸다. 안받으신다 하는데 '됐으니까' 하고 줬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옛 사무실은 멕시코 식당으로 바뀌어 있었고, 송정훈은 같은 자영업자로서 그들을 돕기위해 직원들과 그 곳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이어 "나 코리안타운 갔는데 깜짝 놀랐다. 문 닫은곳도 많고. 자영업자들 너무 힘든 것 같다"며 최근 위태로운 미국 경제 상황을 알렸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요식업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고. 그는 "유타는 경제가 수축되니까 자녀들이 많지 않나. 4, 5명인데가 많다. 외식하면 200, 300불 써야하는데 감당 안돼서 한달에 5번을 2번으로 줄이고 차라리 집에서 해먹어버리는거다"라며 "비즈니스 하면 어려움은 무조건 동반하는것 같다. 파도가 치면 또다른 파도가 온다는걸 이젠 안다"고 그간 있었던 수많은 파도들을 떠올렸다.
이에 아내 김예리씨는 "처음 트럭 열었을때 옆에 잘나가는 와플 트럭 있었다. 수십명 서있는데 우리는 줄 아무도 없었다. 춤추고 소리지르면서 손님을 끌었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팁으로 100불을 준 사람도 있었다고 밝힌 그는 "트럭하면서 감동적인 일 많았다. 힘든일도 진짜 많았다. 도둑 몇번 들고"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배달, 케이터링 등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 오히려 매출이 늘기도 했다고.
이어 김예리씨는 "이것도 우리가 살아남았으니까 이런 얘기하지 그때 회사 뺏겼으면 뉴욕에 돌아갔을것"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더했다. 무려 송정훈이 9년 넘게 키웠던 회사에서 대표직을 박탈당하며 회사를 뺏길뻔 했다는 것. 송정훈은 "제 아내가 있는 자리에서 저를 잘랐다"며 "그 중 한명은 제가 20년 알던 형이다. 이런 일 벌인다면 이게 사업이라 하면 그냥 사업 안하련다"라고 당시 느꼈던 회의감을 털어놨다.
그는 "시작할때 제 아이디어로 시작했는데 아는 사람이라 33.3%로 나눴다. 형이 한명 있고 동생 있었는데 동생은 본인 사업하러 나갔다. 근데 이 막내가 나가면서 지분을 다른사람한테 넘겼는데 그 사람이 힘 합쳐서 저를 자르겠다고 한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뿐만아니라 대표직을 박탈시킬 이유로 직원들에 대한 폭행 및 괴롭힘을 주장했다고. 송정훈은 "근데 직원들이 이걸 듣고 그런적 한번 없고 욕한번 하는거 본적없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김예리 씨는 "꽤 오랫동안 준비했었나보다. 아직도 아주 생생하게 기억난다. 속앓이 많이해서 우울증도 꽤 심했고 그리고 공황장애 증세도 좀 있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어느날 남편이 한창 그 일이 터지고도 이걸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을거 아니냐. 그때 딸이 들어왔다. '아빠 컵밥 그만둘까?' 그랬더니 딸이 '아빠는 왜 나한테 항상 뭔가 시작하면 끝까지 하라고 하는데 아빠가 이렇게 포기하려 하냐. 그럼 나도 학교 그만둬도 돼요?'라고 하더라. 아빠 포기하지 말라고 그렇게 했다더라"라고 말했고, 송정훈은 "그순간부터 지켜내야되겠다. 다시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전해 감동을 안겼다. 이를 들은 전현무는 "이게 영화다"라고 감탄했다.
결국 송정훈은 포기하지 않았고, 직원들의 증언과 탄원서 덕에 회사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들은 노희영 대표는 "밝은 사람일수록 어려운 면을 안보여주려 하지 않나. 뒤에서 운다. 사실 지금 말이야 뺏겼다 내려왔다 하지만 사실 대표 자리에서 와이프가 있는데 해고당한건 엄청 큰 상처다. 그걸 극복하고 다시 일어날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는거다"라고 덩달아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건 동업 시작할때 계약서다. 그때 기분 상하는게 낫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조언이 가장 필요한 이순실은 전혀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아 폭소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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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