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양진희 인턴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년 8개월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했다.
지난 4일 김 위원장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양자회담을 갖고, 북중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며 북러 밀착으로 소원해졌던 북중 관계 복원을 내비쳤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중조(북중) 전통적 우호를 매우 중시하며 양국 관계를 잘 유지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며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이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북중 우호의 정은 변하지 않으며, 북중 관계를 끊임없이 심화, 발전시키는 것은 북측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2019년 김 위원장의 방중과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처음 만났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유엔 등 다자 플랫폼에서 계속 조정을 강화해 양측의 공동이익과 근본이익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줄곧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계속해서 북측과 조정을 강화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북중 양국이 전례 없는 글로벌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북측이 인류 운명공동체 이념과 글로벌 거버넌스 구상에 적극 호응해왔다는 점을 평가하며 "국제·지역 사안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의 이번 '5차 방중'이 중국의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포함한 일정임을 강조하며, "북한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북한은 대만·티베트·신장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확고히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측은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북중이 모든 단계에서 밀접하게 왕래하고, 당의 건설·경제 발전 등의 경험을 교류하며 조선노동당과 국가의 건설사업 발전을 돕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호혜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해 더 많은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회담 결과문에는 한반도 비핵화 관련 언급이 빠졌다. 앞서 김 위원장의 1∼4차 방중 당시에는 비핵화 의지와 이에 대한 중국의 지지가 포함됐으나, 이번에는 제외됐다.
시 주석은 "6년 만에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며 "2019년 6월 북한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어디를 가든 북중의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중국이 몰라보게 변모하고 발전된 것을 깊이 느꼈다"며 "세상이 변해도 조중(북중) 양국의 친선의 정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양 정상은 소규모 다과회와 연회를 함께하며 우호 관계를 다졌고, 회담에는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등이 배석했다. 회담은 약 2시간 미만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0시 5분께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역을 떠났다.
북중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5차 방중 일정의 주요 일정으로, 앞선 네 차례 방중은 2018년 3월, 5월, 6월, 2019년 1월 각각 진행된 바 있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