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등장한 '더 센 특검'…국힘, 장외투쟁 카드 만지작

정치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후 05:31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검의 수사 기간, 인력, 범위 확대는 물론 재판 중계 의무화를 골자로 한 ‘더 센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 역시 강력한 항의 전략, 특히 장외 투쟁 카드를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여야 갈등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오는 8일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의 단독 회담이 예정된 만큼, 회담 성과에 따라 투쟁 강도는 조정될 여지도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특검의 압수수색을 규탄하며 피켓 농성을 하고 있다.
조은석 내란특검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 압수수색을 마무리한 다음 날인 5일, 송언석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계엄 해제 방해 의혹, 비상계엄 관련 자료 자체가 없었다”며 “무능한 잭 스미스인지 미친 잭 스미스인지 모르겠다. 야당탄압 정치보복 망나니 춤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사법 리스크는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법사위가 3대 특검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이르면 다음 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내란·김건희 특검은 최장 180일, 채상병 특검은 최장 150일로 수사 기간이 늘어난다. 재판 중계 범위도 확대돼 언론 노출이 장기화하는 만큼 여론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법사위는 동시에 내란특별법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해 사면·복권 제한, 내란 연루 정당 국고보조 중단, 특별재판부 설치 등 강력한 조항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처리를 막지 못한 상황에서 장외 투쟁을 포함한 ‘가장 강경한 항의 전략’을 모색 중이다. 한 지도부 인사는 “국회 내에서는 필리버스터도 할 수 있다. 법안 내용을 봐야 하겠지만, 위헌청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전날 전국 당원들을 소집해 규탄 집회를 열고 “오늘은 무도한 이재명 정권을 무너뜨리는 첫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강경 대응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여론 지형도 있다. 한국갤럽이 9월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63%로 직전 대비 4%포인트(p)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 국민의힘 24%로 격차가 17%p에 달했다. 민주당이 특검 정국을 주도하는 반면 국힘은 국회 내 수적 열세에 여론까지 불리해 장외투쟁 같은 강경 노선 외에는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12.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다만 오는 9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에 따라 여야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생 챙기기보다 야당 탄압을 몰두하는 데 대해 종합적인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건 대통령이고, 대화와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것도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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