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美 현대차·LG엔솔 단속에 '항의'…"국민 권익 침해 안돼"(종합)

정치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후 05:35

[이데일리 김유성 정다슬 기자] 외교부가 미국 이민당국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단속에 항의하고 나섰다. 단속 과정에서 한국 출장 직원 3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자 “우리 국민 권익이 침해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미국 조지아 현대자동차·LG엔솔 배터리 공장 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 산하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 애틀랜타 사무소가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州)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급습, 불법 체류 외국인 45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미 이민당국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 지역의 HL-GA 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불법체류 혐의자 450여명을 체포했다. 현장에는 국토안보수사국(HSI), 이민세관단속국(ICE), FBI, DEA, 주 순찰대 등이 총동원됐다. 요원들은 수색영장을 제시하며 공사 중단을 명령했고, 수백 대의 경찰 차량과 군용 험비, 대형 버스까지 투입됐다. 직원들이 줄을 서 신분 확인을 받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HSI는 “조지아 주민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공정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AFL-CIO는 “정직하게 생계를 이어가려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정치적 단속”이라고 반발했다.

체포된 한국인 직원들은 회의나 계약 등을 위해 B1 비자나 전자여행허가(ESTA)로 입국했으나 “체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단속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들은 조지아주 폭스턴 ICE 시설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은 현지 변호사들과 변호인단을 꾸려 지원에 나섰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경제 활동과 국민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며 “주미 대사관과 총영사를 현장에 급파하고, 서울에서도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우려와 유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HL-GA 공장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50%씩 투자해 총 43억달러(약 6조원)를 투입한 대형 프로젝트다. 연간 30기가와트시(GWh) 배터리를 생산해 전기차 3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올해 말 완공 예정이었다. 현재 건설은 일시 중단됐지만 전기차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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