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 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서영교 의원이 관봉권 띠지 유실 사건과 관련해 질문하고 있다. 2025.9.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5일 열린 검찰개혁 4법 입법을 위한 청문회에서 검찰의 부실·강압 수사 의혹 등과 관련한 주장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은 신청한 증인·참고인 2명 중 한 명(총 23명)만 채택된 점, 진행 중인 재판·수사 사건과 관련돼 공정성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아 퇴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를 실시했다.
청문회는 시작부터 여야의 난타전으로 얼룩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수사 중인 사건, 감찰 중인 사건을 전부 포함해 청문회를 하는 것은 청문회를 빙자해 재판과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수사하자는 것이냐, 재판하자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증인·참고인들은 관봉권 띠지 사건, 여론조작 대선개입 사건, 대북송금사건 등과 관련돼 있고 특히 대북송금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건 아니냐"며 "이 사건 증인·참고인을 불러서 재판을 뒤집으려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법안1소위 위원장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나쁜 짓을 많이 해서 현재까지 바로 잡히지 않아 당사자들이 고통을 받는데 왜 국회가 나서지 못하나"라며 "사고 치고 도망가고, 사고 치고 수사한다고 하고, 사고 치고 재판한다고 하고, 사고 치고 감찰 제대로 하는지 국회가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을 향해 "우리 나경원 의원님마저도 사고 치고 법사위로 도망 오셨는데, (검찰이) 사고 치고 또 도망가려는 걸 이렇게 옹호하면 안 된다"며 "재판 중이고 수사 대상인 분이 법사위로 들어오신 것에 대해 지금도 문제 제기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이렇게 막말해도 되는 것이냐"라며 "사고 치고 도망 오다니, 나치 독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이 오간 직후 회의실을 퇴장했고, 오후에 속개한 청문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 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곽규택, 조배숙,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들이 증인채택 등에 반발해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25.9.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민주당 위원들은 증인과 참고인에게 검찰의 부실·조작 수사 정황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히 건진법사의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서울남부지검 수사관 2명에게 질문을 집중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자택에서 현금 1억6500만 원을 압수했는데, 이 중 5000만 원은 '띠지'와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띠지에는 검수 날짜와 담당자, 부서, 기계 식별 코드 등 돈을 추적하는 핵심 정보가 적혀 있다. 그러나 검찰이 이 띠지를 실수로 버렸다고 밝히면서 증거 인멸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모 서울남부지검 수사관은 "띠지가 어떤 경로로 분실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작년 12월쯤 들어온 압수물이 1000여 건에 달해 단 한 건의 압수물을 기억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전에도 관봉권 띠지를 보관한 적 있었느냐'고 묻자 김 수사관은 "검사실에서 띠지를 보관하란 지시가 없으면 보통 보관하지 않는다"며 "예전에 다른 선배가 검사실 지시로 보관하던 (다른) 사건이 하나 있었다"고 답했다.
김 수사관과 함께 수사를 받는 남모 수사관은 "저는 해당 압수물을 본 적도 만진 적도 없다"고 말했다.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 파티 회유'를 주장했던 조경식 전 KH그룹 부회장도 검찰의 강압 수사로 회사 오너가는 신용불량자가 됐고 회사 임원 대부분은 구속되며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진술했다.
문재인정부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 출신인 이광철 변호사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 윤석열검찰을 '패거리'로 규정하며 "검찰이 조국 법무장관을 낙마시키려고 수사한 것이 어그러지며 앙갚음 목적으로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공천을 대가로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건진법사' 전 씨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당시 유씨를 기소했던 안동완 전 검사도 별다른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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