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물러나는 게 맞다'는 기류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둘 중 누가 물러나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 차가 있기도 하지만 두 사람에 대한 방어 모드 자체는 해제된 모습이다. 이 후보자를 향해 처음으로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17일 대통령실과 민주당 지도부 모두 두 후보자에 대해 "바뀐 것이 없다"며 엄호 모드를 유지하는 듯하지만 이는 표면적 입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밑에서는 이번 주 인사청문회 일정이 종료되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단을 내놓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고 사전 분위기를 여당 의원들이 잡아주는 것으로 보인다.
친명(親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에 대해 "발생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라며 "의견을 분명히 청취해 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청문회 과정에서도 문제 제기가 됐고 이에 대한 국민 여론, 국민 눈높이를 당사자와 인사권자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다만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서 장관이 된다면 충분히 업무 파악을 통해 국민 여론과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문제, 교육 절차 과정의 문제를 설계하는 데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상욱 의원은 이 후보자를 정면 겨냥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전후 경위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서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면서도 "이 후보자에 대해서만큼은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육부 장관으로 나오는 분이 제자 오탈자까지 그대로 복사한 논문을, 아무리 이공계 논문의 특수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며 "순수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후보자가 대통령께 그만 부담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진 사퇴하는 게 맞다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5.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박지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두 후보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러 가지 얘기가 있으나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라고 하는 건 내가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 생각을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심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을 이끌고 있는 권영국 대표도 이날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이 후보자와 강 후보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기준 미달 3인"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그는 "강 후보자는 갑질 논란이 가장 뜨겁지만 실제로 관련 분야 전문성을 보면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도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했던 것까지 합쳐보면 자질과 전문성에 있어 실용 인사라는 것이 맞(겠)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두 후보자 모두 '부적격'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임명 강행 시 이재명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결국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이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강 후보자가 '현역 의원 낙마 불패' 기조를 내세워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가적으로는 비극이고 야당에는 숨통이 트이는 것"이라며 "야당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두 후보자를 겨냥해 "예전 같으면 후보로도 못 냈을 것"이라며 "당연히 낙마해야 할 사람들"이라고도 말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5.2.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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