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자녀 조기유학 및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등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고, 자녀 조기유학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오후 8시 속개 예정이었던 청문회는 자녀 유학 송금 자금 자료 제출 문제로 약 50분간 지연되는가 하면 질의시간 문제로 고성이 오가며 1시간 가까이 정회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에게 소명 및 사과 기회를 주는 데 주력했고, 국민의힘은 일련의 불거진 문제들을 따져보면 공교육 정책을 담당할 교육부 장관 자격이 없다며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국민적 관심사가 자녀 유학과 논문 문제다. 주로 이공계 교수님들은 '1저자'가 많아 아쉽지만 논문 표절이나 중복 게재로 보긴 어렵다고 한다"며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자녀가 조기 유학을 한 점, 논문 표절·가로채기 의혹이 제기된 점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같은 당 김문수 의원은 "실제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데 밖에서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의문"이라며 "제가 보기엔 여성으로서 국립대 총장까지 하고 두 자녀를 키우며 여기까지 온 것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주변을 잘 못 챙길 수도 있고 이런 문제가 생긴다"며 "국민에게 제대로 허리 숙여 사과할 의향이 있나"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실수가 있었던 점에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일어서서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반면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뿐만 아니라 진보단체, 보수단체, 사회단체, 이 후보자 모교 동문회, 국민검증단에서 이 후보자는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며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하기 전 스스로 사퇴할 의사가 있나"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은 2018년 충남대 교수 시절 후보자가 집필한 두 논문의 쪼개기 의혹을 제기했다.김 의원은 "후보자가 출세를 위해서 실적을 쌓고 논문을 쪼갰던 것 아닌가"라며 "20페이지 연구계획서 어디에도 불쾌글레어와 피로감을 따로 연구하겠다는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질의 시간을 넘겼다는 이유로 "어지간히 하라", "사과하라"는 등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청문회가 40분 넘게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논문 표절로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예는 없다"며 "(보수 언론에서 공격받을 때) 제 별명이 '막말 김준혁'이었다. 오해 소지가 있으면 사람이 처참하게 망가지는데 사실관계를 밝히려는 측면에서 이야기한다"고 방어했다.

이 후보자는 "제자는 (공동연구 프로젝트) 그 논문을 또 발전시켜서 자기의 석사나 박사 논문으로 만들어 가는 게 일반적인 형태"라며 "검증단이 지적하시는 표절이나 가로채기는 결코 아니다. 저는 비록 완벽한 연구자는 아니었지만 저희 제자들과 저 자신에 대해서 부끄러운 부정행위를 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총 10억 유학비, 누가 할 수 있겠나" vs "기숙학원도 월 400만원"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자녀 조기유학 사실도 집중 공격했다. 교육위 야당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한국 입시가 얼마나 치열하고 잔인한지"라며 "사교육에 불법 조기 유학까지 시켰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서지영 의원은 이 후보자 자녀가 졸업한 미국 사립고교·대학교 학비가 총 10억여 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후보자 외 그 어느 누가 이런 교육을 자녀에게 제공할 수 있겠느냐. 후보자는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국무위원 후보 자녀의 유학 관련 송금 문제를 공개한 건 처음"이라며 "한국 국민들의 일반 학비와 유학 비용이 다르다는 점을 잘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박성준 의원은 "후보자 입장에서 공개했다는 것은 그만큼 투명성(이 있으니) 자신감 있게 공개한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김문수 의원도 "우리나라 기숙학원도 한 달에 300만~400만 원을 줘야 한다"며 "교수 부부가 자녀 2명 미국에 보내는데 1년에 1억 들어간 상식적인 걸 왜 공개를 해야 하느냐.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에 이 후보자를 상대로 제기된 노동관계법 위반 신고 및 진정 접수 9건 중 2건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자료 제출 입장을 표하면서도 '본인 관련 사안이냐'는 정을호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문제가 된 기억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초기 단계에서 신고됐다가 취소된 사건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추론된다"고 답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