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개방' 카드 던진 통상본부…대통령실 "사전 협의 없었다"

정치

뉴스1,

2025년 7월 15일, 오후 04:08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워싱턴D.C에서 귀국하고 있다. 2025.7.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미 관세협상을 이끄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언급한 '농축산물 개방' 카드가 사전에 대통령실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5일 "여 본부장이 언급한 내용은 대통령실과 사전에 협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여 본부장은 전날(14일) 산업부 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對)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농산물 부분도 지금은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할 부분"이라며 "민감한 부분은 지키되 협상 전체 틀에서 고려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여 본부장이 구체적인 품목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완화와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협상 카드로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 결과 및 APEC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다만 이같은 여 본부장의 발언에 대통령실은 선을 긋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여 본부장의 발언과 관련해 "통상교섭 진행 과정에서 자세한 말을 하기 어렵다"면서도 "통상교섭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양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 시 소비자·농민단체의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서다.

한 여권 고위관계자는 "여 본부장의 이런 발언이 협상에 적절한가라는 고민이 있다"라며 "한미 협상이 단순히 농산물로만 되는 게 아니고 방위비 문제라든지 패키지다. 농업 쪽만 관련해서 얘기를 하는 게 좋은 전략인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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