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리얼미터)
◇與는 허니문 누릴 때 野는 자중지란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전국지표조사(NBS)와 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는 각각 26%p, 24%p였다. 특히 두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20년 이후 5년 만에 10%대(각 19%)로 하락했다.
국민의힘에 더욱 뼈아픈 건 보수의 핵심 지지기반마저 민주당에 빼앗기고 있다는 점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은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52.6% 지지율을 받아 27.9% 지지율은 얻은 국민의힘에 곱절 가까이 앞섰다. 대구·경북(TK)에서도 민주당 지지율(52.3%)은 국민의힘(31.8%)을 20%p 이상 웃돌았다. 이대로 가다간 민주당이 압승한 2018년 지방선거 이상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TK 지역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은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 효과(정부 출범 직후 지지율이 높게 유지되는 현상)로 볼 수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인준 과정에서 생긴 잡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높게 유지되는 건 그만큼 허니문 효과가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64.6%를 기록했다.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후 당 혁신을 두고 자중지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통 끝에 꾸려진 혁신위가 제대로 가동되기도 전에 인적 쇄신을 두고 혁신위원장이 교체된 게 일례다. 여기에 윤석열 전 대통령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 구속, 안철수 혁신위원장 사퇴로 인한 내부 혼란 가중 등 복합적 악재로 당의 위기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與 청문회·野 전당대회 변수
여야는 여권의 허니문 효과와 야당의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여당은 당장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 낙마자를 최소화해야 한다. 낙마자가 생기면 허니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엄호 일변도로 나가면 여론 눈총을 감수해야 하는 게 여당 딜레마다. 여기에 정권 출범 후 반년이 되는 연말연초가 되면 막연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걸 넘어 구체적·가시적 정책을 보여줘야 높은 지지율을 이어갈 수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결국 여권으로선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국정 방향성을 보여주는지가 가장 큰 지지율 변수다”며 “인사의 경우 논란이 되는 인사를 계속 강행한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으로선 다음 달 출범하는 새 지도부가 쇄신 의지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에 지지율 반등 여부가 달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 국민의힘에선 해결책이 안 보이는 논란만 계속되고 있다”며 “전당대회에서 어떤 당 대표가 선출되고 그가 어떤 방식으로 당을 끌고 갈지에 따라서 지지율 반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내외를 둘러싼 특검 수사가 국민의힘으로 얼마나 확대될지도 국민의힘 지지율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