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돈이 마귀, 공직자 청렴해야…선의에 책임 안 묻겠다"(종합)

정치

뉴스1,

2025년 7월 14일, 오후 03:19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예비 5급 공무원을 만나 "일선 공무원이 합리적으로 판단해 선의를 갖고 하는 일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책임을 묻지 않는 공직 풍토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70기 5급 신임관리자 과정 교육생 305명을 대상으로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특강은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비 사무관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 특강은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들은 행정직 공무원이어서 재량이 너무 많다"며 "재량 범위 내에서 선의를 갖고 하는 일이면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는데 어느 날부터 실패하면 '너 왜 그렇게 결정했어' 이렇게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고 했다.

이어 "이러다 보니 공직자들이 의무가 주어진 일 외에는 책임질 여지가 있는 일은 절대로 안 하기로 마음먹기 시작했다"며 "이러면 그 사회가 경직된다. 지금 대한민국 공직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 때문이 아니라 정치 때문이다. 고쳐야 한다"라며 "공직자들이 선의를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사후 책임을 묻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고전 서유기의 '파초선'을 예로 들며 "여러분 손에 들린 펜과 업무가 세상에 폭풍을 일으키는 파초선 같은 것"이라며 "여러분은 누군가로부터 엄청난 권력과 권한을 위임받았다. 수없이 많은 사람과 관계된 일을 하기 때문에 여러분 판단에 의해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여러분 손에 의해 아이들 껴안고 세상을 떠나버려야지 할 수도 있다. 여러분 손에 사람 목숨이 달려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청렴함'도 강조했다. 그는 "나는 부패한 사람으로 온갖 음해를 당해서 이미지가 '저 사람 뭐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정말로 치열하게 삶을 관리해 왔다"라며 "돈이 마귀다. 아예 문제 될 일을 하지 않는다, 불필요하게 아예 업자는 만나지 않는다, 그게 제일 안전하다. 그렇다고 할 일을 안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 처우와 관련해서는 "공직사회에 대한 보수, 매력도가 조금 떨어지고 있다. 박봉을 견디면서 동사무소에 가서 이 생고생을 하면서 왜 버텨야 하냐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저도 문제 의식은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공직자 처우 개선도 중요한 과제이긴 한데 그게 우선순위인지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이 공감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나마 그것(공무원)도 괜찮은 자리라고 생각하니"라며 "의미를 공직 자체에서 찾아야지 높은 보수, '일반 기업에 비하면 별로야'라고 생각하면 공직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직자의 세 가지 기준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방향 △성실함 △테크닉(기술)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국민 모두를 위한 봉사자, 공직자라고 하는 기본적 자세,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나라를 위해서 5200만의 삶이 내 손에 달려 있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훨씬 더 훌륭한 공직자"라며 "기술을 끊임없이, 역량을 끊임없이 계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면접관이라면 어떤 신입 공무원을 뽑고 싶냐'는 질문에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라며 "무슨 생각으로 열성을 다할 사람인가를 더 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아지도 자기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안다. 개가 제 아내한테만 자꾸 간다. 약간 섭섭했는데 그럴만 하겠더라"라며 "매일 밥 주고 데리고 노는 게 아내니까. 사람은 오죽하겠냐"라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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