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인사 청문 ‘슈퍼위크’…여야 격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시민사회 원로인 함세웅 신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오찬 간담회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선을 끝으로 1기 내각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지난달 4일 김민석 국무총리 당시 후보자를 지명한 후 약 40일 만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환경 속에서 속도감 있게 내각 구성을 마무리했지만, 여야 대치 속에서 청문 정국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청문 대상자 중 일부는 이미 각종 의혹이 제기돼 야당의 검증 도마 위에 올랐다.
◇ 강선우·이진숙 후보자 등 의혹 논란

강선우(사진 왼쪽)·이진숙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에서 “후보자 소명을 듣고 일리 있다면 수용해야 할 것이고, 납득되지 않으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청문회에서 밝히겠다는 고장 난 레코드만 반복하며 거대 여당의 비호로 얼렁뚱땅 의혹을 뭉개려는 행태가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주요 쟁점 인물이다. 이 후보자는 충남대 교수 재직 시절 작성한 논문 두 편이 ‘중복 게재’ 논란에 휩싸였다. 2018년 작성한 ‘조명의 면적 및 조도 연출 변화에 따른 불쾌글레어 평가 연구’와 ‘피로감 평가 연구’는 제목만 다르고, 실험 설계와 결론이 거의 동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제자 논문을 본인 논문으로 돌렸다는 ‘가로채기 의혹’도 더해져 논란이 커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각기 다른 변수를 실험한 논문으로, 중복 게재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역대 정부에서도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자 낙마의 통로로 작용해 왔다. 윤석열 정부의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의 의대 편입 과정과 병역 특혜 논란으로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지며 자진 사퇴했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딸과 아들의 유학 지원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강제 혼인신고’ 논란으로,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다주택·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문회를 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무기업체 고문 경력, 주식 보유 은폐, 증여세 탈루 등 다수 의혹이 제기되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인사 기준과 검증 철학이 사실상 첫 공개 평가를 받게 된다. 이 대통령은 국정 운영 기조로 ‘공정’과 ‘유능’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야 간 기준 차이를 조율하지 못할 경우 낙마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훈실 대통령비서실장은 최근 “후보자들이 가진 수많은 빛나는 장점들에 더 집중해달라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에서 “권력을 쥔 분들의 오만과 독선 때문에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국민께서 용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전방위 검증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