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8대 주미대사였던 조 대사는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조 대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23년 4월 주미대사로 부임해 2년 3개월간 재임하며 2023년 윤 전 대통령의 국빈 방미,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등에 관여했다. 조 대사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특히 미국, 북핵 관련 외교에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으며 윤석열 정부 첫 외교부 1차관도 지냈다. 정통 외교관이지만 직업 외교관이 아니어도 대통령이 전문성과 자질이 있다고 판단해 발탁하는 ‘특임공관장’ 중 한 명이었다.
그만큼 조 대사는 재임 중 미국(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권 교체와, 비상계엄 및 탄핵 사태에 이은 한국(윤 전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의 정권교체가 연이어 이뤄진 가운데, 한미관계의 격동기에 양국 간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만큼, 미국과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 주요국 주재 대사들에 대해 이임 지시가 내려졌고 조 대사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조 대사의 귀국으로 이준호 주미대사관 정무공사가 새 주미대사 부임 때까지 대사대리를 맡게 됐다.
이로써 한미 양국 모두 상대국에 주재하는 정식 대사가 없는 상태가 됐다. 미국은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대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 1월7일 이임한 뒤 같은 달 11일 부임한 조셉 윤 대사대리 체제를 6개월 이상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취임한 이 대통령과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신임 주미대사와 주한대사 지명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다.
신임 주미대사는 빨라도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7일에 열릴 예정으로, 새 외교장관 임명 후 지명된 차기 주미대사가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 등을 거칠 때까지 주미대사관은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현재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한미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양국 간에 조율되고 있는 가운데, 정상회담 일정이 조기에 성사될 경우 양국 모두 정식 대사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치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현동 주미대사[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