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열린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하고 있다.(대전충남사진공동취재단). 2025.7.4/뉴스1
기본적으로 공직자들을 공복(公僕)으로 규정하는 이재명 대통령은 토론과 소통을 즐긴다. 사고는 실용주의가 지배하고, 행동은 과감하다. 이런 특성이 결합된 이 대통령 리더십은 지켜보는 이들에겐 통쾌감을, 수하들에겐 '과로'를 안긴다.
이 대통령은 한 달 남짓 기간 중에만 두 번의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업종 특성상 비공개로 진행된 방산업계 간담회,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포함하면 직접 소통에 '진심' 의지는 충분히 보여준 셈이다.
대통령의 격의 없고 소탈한 행보는 긍정적이다. 이전 대통령들의 권위주의적 모습과 대비돼 더욱 돋보이기도 하다. 국민에게 가깝게 다가서 대화하자 손 내미는 대통령을 싫어할 국민은 극히 드물 것이다.
다만 소통의 형식에선 아쉬움과 우려가 교차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4일 대전 타운홀 미팅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참석 행사임에도 즉석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의도는 순수했지만 경호 측면에서도, 소통의 질적 부분에서도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겼다.
각본 없는 미팅에는 충실했지만 개인 채무·처우개선 문제, 행정적 문제 등 민원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이 대통령조차 "바쁜 시간을 내서 이렇게 다닐 가치가 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난감함을 표했다.
"공직자의 1시간은 (전체 국민 숫자인)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말이다.
사회 지도급 참모들에 둘러싸인 구중궁궐 속 대통령 보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도자가 백배 낫다. 그러나 국민 한명 한명의 고충을 다 수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이 대통령 말처럼 대통령이 허비한 1시간은 5200만 시간, 때로는 그 이상의 가치를 갖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는 단계에서 일부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다만 그 개선 작업이 더뎌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1시간을 5200만 시간 이상의 가치로 끌어올리는 '소통형 국정 시스템'의 조기 정착을 기대해본다.국민 전체의 목소리를 고르게 들으면서도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균형있게 배분하는 방법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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