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김재학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 고재성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분과 교수 등이 1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향한 첫걸은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김규빈 기자)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는 있어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거나, 아예 허가조차 받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와 의료계, 보험당국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11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향한 첫걸음: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주영 의원은 "소아청소년과 수련의 시절 처음 만난 담즙정체성 질환 환자가 오늘 토론회를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 그 아이가 아니었다면 수련을 포기했을지도 모를 만큼, 생명과 의지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준 존재였다"며 "오늘 논의가 실무와 입법으로 이어져, 소아 희귀질환에 대한 조기 개입과 적극적인 정책 지원으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소아 희귀질환은 환자 수는 적지만 고통은 절대 작지 않다"며 "치료제가 있어도 너무 비싸거나, 병원이 멀거나, 제도적으로 너무 늦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김진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부장은 "현재 제도는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치료제 도입을 지연시키고 있어, 정책 우선순위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희귀질환 환우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2.9년이 걸렸고,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 가운데 보험 적용을 받는 비율은 6%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제가 있어도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급여 제외나 허가 지연으로 실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치료 시기를 놓쳐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있는 만큼, 이는 단순한 복지 문제가 아니라 생명권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고재성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분과 교수는 "알라질증후군은 담즙 배출 장애로 가려움, 성장 부진, 간 손상, 간경화, 간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국내 환자는 200명도 되지 않아 신약 개발과 급여 등재에서 늘 소외돼 왔다"며 "최근 개발된 회장 담즙산 수용체 억제제는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하는 치료제지만, 아직 급여화되지 않아 환자들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간 이식을 피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비용 효과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급여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제와 관련한 회의에 참석했을 때 '간 이식이 더 저렴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며 "이식은 생명을 살리는 수단이긴 하나, 평생 면역억제제 복용과 감염 등 막대한 부담이 동반되고, 생체 이식의 경우 기증자의 수술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민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약관리부 부장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대체 약제가 없고 환자 수가 적어, 경제성 평가 생략이나 위험분담 계약 등 유연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제약사와 사전 협의를 통해 신속 등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로 성장장애나 신경모세포종 같은 질환에서는 빠른 급여 등재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또 "임상적 필요성과 재정 여건을 함께 고려해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희귀질환 환자의 건강보험 적용률이 1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에서 이미 쓰이고 있는 치료제가 국내에선 허가나 급여가 지연되는 현실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출산율 논의에 앞서 이미 태어난 아이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데 국가가 더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