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언론인 오찬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이 대통령,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원로 언론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보수 진영 원로 언론인과 마주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통합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조 대표는 이에 유교의 네 가지 덕목인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적힌 손글씨 쪽지를 건네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힘써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초청해 마련한 자리였으며, 다양한 주제가 자연스럽게 오갔다"고 전했다. 오찬은 2시간 동안 자유로운 환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 대표, 李대통령에게 "이름처럼 밝게 일하는 모습 인상 깊어"
조 대표는 대통령의 성실한 업무 태도를 언급하며 "이름처럼 밝게 일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설가 이병주의 문장을 인용해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며 덕담을 건넸다.
또 "국민의 지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기초 한자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정 전 주필은 투자 환경 개선을 주제로 "증여·상속세에 세제 혜택을 부여해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를 성과에 따라 차등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방에서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응답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세제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언론인 오찬 회동에서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군을 대학처럼, 군인을 기술인으로"
군 개혁과 관련해서는 조 대표가 "군대를 대학처럼 바꾸자"고 했고, 정 전 주필은 "입대자를 첨단 기술인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을 스마트 강군으로 육성하겠다"며 공감을 표했다.
이번 오찬에서는 정치적 현안이나 개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됐고, 외교·안보·교육 등 구조적 주제가 중심이 됐다. 대통령실은 "특검, 사면 같은 정치 쟁점은 오가지 않았고, 한미·한일 관계에 대해선 역사적 맥락을 짚으며 조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후보 시절 국민 통합 약속한 인연 이어와…이 대통령에게 "밝을 명, 이름 잘 지었다"
이날 만남은 대통령과 두 언론인의 과거 인연에서 비롯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조 대표와 정 전 주필을 만나 "장관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물을 기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찬은 그 당시 약속의 연장선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이냐"며 "이념 문제는 아예 다루지 않겠다. 친일, 과거사 문제도 덮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외교 영역에서 이념을 넘는 실용주의를 강조한 발언이다.
조 대표는 당시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명랑하고 쾌활한 분"이라며 "이름도 잘 지었다. 밝을 명(明)은 태양(日)과 달(月)을 뜻하는데, 이런 천성이 있었기에 사법 리스크도 견뎌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언론인 오찬 회동에서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편집국장·보도국장 간담회 등 언론과의 접점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SNS를 통한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흔한 일이며, 이재명 대통령은 플랫폼을 활용해 국정 소통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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