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기정사실이 되긴했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오히려 더 투심을 짓누르는 분위기다. 밀러 타박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매트말리는 “역사적으로 볼때 국채금리 하락이 성장 둔화의 신호라면 주식에 부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5일(현지시간)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2만2000개 증가했다. 실업률은 4.3%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7만5000개 증가와 4.3%였다.
경제적 이유로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인력을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U-6)은 8.1%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해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7월 고용은 7만3000개에서 7만9000개 증가로 상향 수정됐지만, 6월은 1만4000개 증가에서 1만3000개 감소로 하향 조정되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고용이 감소했다. 두 달 합산 고용은 기존 발표보다 2만1000개 줄었다. 최근 3개월 평균 고용 증가폭도 2만9000개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의 고용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달간 고용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고, 구인 건수는 줄고 임금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어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약한 고용 지표에 따라 9월 금리인하는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심지어 ‘빅컷’(50bp 인하) 가능성까지 반영되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50bp 이상 인하 가능성은 12.2%, 25bp 인하 가능성은 87.8%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전략가인 이라 F. 저지는 “고용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9월 회의에서 연준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0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25bp 인하가 연달아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술주들이 대체로 상승폭을 반납하고 일부는 약세로 돌아섰다. 엔비디아가 4% 가까이 빠지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1.79%), 아마존(-0.8%) 등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브로드컴은 9.85% 가량 급등 중이다. 이는 전날 발표한 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웃돈 데 따른 것이다.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가 컨퍼런스콜에서 브로드컴이 새로운 고객으로부터 100억달러 규모의 맞춤형 AI 칩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힌 것도 호재다.
연준의 빠른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국채금리는 급락하고 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2bp나 급락하며 3.472%까지 내려갔고, 글로벌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도 9.8bp하락한 4.078%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가치 역시 급락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73% 내린 97.63에서 움직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