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기업, 구조조정 본격화하나…퇴직자 벌써 1만명 돌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후 02:3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일본 상장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기·희망퇴직 모집 인원이 1만명을 이미 넘어서 지난 한 해 전체 규모를 앞질렀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 미중 무역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진=AFP)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상공리서치 조사 결과 올해 8월 말 기준 조기·희망퇴직 모집을 밝힌 상장사는 31곳, 인원 수는 총 1만10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조기·희망퇴직자 수(1만 9명)를 이미 초과한 것이다. 대상 기업 수는 작년보다 20% 줄었지만, 인원 수는 같은 기간대비 40% 증가했다.

아울러 대형 제조기업 위주로 40대 이상 고연차·관리직급 인력 감축이 대거 진행됐다. 즉 대기업 한 곳당 회사를 떠난 인원은 그만큼 더 많다는 의미다.

파나소닉이 최대 5000명, 재팬디스플레이(JDI)가 1500명의 조기·희망퇴직을 진행하며 전자기기 부문에서 가장 많은 실직자가 나왔다. 또한 이는 전체 제조업 인력 감축의 90%를 차지했다. 리쿠르트홀딩스 등 일본 내 대형 서비스·디지털 기업들도 올해 수천명 감축을 예고한 상태다.

AI·자동화 가속, 미중 무역갈등 등 급변하는 글로벌 사업 환경이 구조조정 규모를 키운 배경으로 꼽혔다. 대기업 인력 감축은 비용상승 감당이 어려운 중견·중소업체들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섬유, 식품, 자동차, 물류 등의 업종 전반에서 원가절감과 인력 최적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AI 확산과 임금인상 부담이 맞물린 구조조정은 글로벌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국에서는 올해 1~7월 이미 테크기업에서만 8만 9000여명의 감원이 진행됐다. 인도에서도 TCS가 1만 2000명을 줄이는 등 글로벌 대기업들 역시 중간·상급 관리직 위주로 대규모 감원을 공식화했다.

고용 불안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최근 조기퇴직 프로그램에는 40대 이상, 고임금 세대를 중심으로 퇴직금 상향·재취업 지원이 병행되고 있다. 중장년층의 이직·전직 시장도 확대 추세다.

닛케이는 “아직 일본에선 AI로 인한 실직 위협이 현실화한 상황은 아니지만, 전통 제조업체에서 관리직을 중심으로 AI 시대에 맞춘 조직 ‘대수술’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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