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본사 앞에 간판(사진=게티이미지)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H20 모델 주문이 정상적으로 처리되는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후속 고성능 칩인 B30A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칩 성능이 여전히 우위”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엔비디아의 H20 모델에 대해 중국 판매를 다시 허용한 바 있다. 이는 중국 개발자들이 화웨이 등 경쟁 업체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자국 기술 기업들이 미국산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라고 유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텐센트와 바이트댄스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을 소환해 H20 칩 구매 이유를 묻고,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매 자체를 중단하라는 공식 지시는 내리지 않은 상태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고자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나 캠브리콘 등 엔비디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AI칩의 성능이나 공급량 모두 아직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내 일부 기술 기업의 엔지니어링 관계자 3명도 “엔비디아 칩의 성능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 당시 엔비디아 경영진은 일부 H20 모델에 대해 수출 허가를 받았지만, 미 정부와의 수익 분배 합의 관련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어서 아직 출하를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내 H20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귀속시킨다는 조건으로 H20 수출허가를 받았다.
◇B30A는 H20보다 최대 6배 성능…가격은 2배
엔비디아는 블랙웰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칩 B30A를 개발 중이며,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는 즉시 중국 시장에 샘플을 제공할 계획이다. B30A의 가격은 H20(약 1만~1만2000달러)의 두 배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은 B30A가 H20 대비 최대 6배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H20과 B30A 모두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성능이 일부 제한된 버전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이 엔비디아에 있어 최대 500억달러(약 69조원) 규모의 잠재력을 지닌다”며, “H20 공급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엔비디아는 현재 약 60만~70만 개의 H20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생산을 TSMC에 요청한 상태”라며 “B30A 샘플은 이르면 9월 중 중국 기업들에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