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르지오 아르마니(사진=AFP)
1934년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에서 태어난 아르마니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족과 함께 밀라노로 이주했다. 대학에서는 의학을 전공했으나 2년 만에 중퇴하고 군 복무를 마쳤다. 이후 공식적인 패션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밀라노 백화점에서 쇼윈도 진열 보조로 일하며 패션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5년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세르지오 갈레오티와 함께 ‘조르지오 아르마니’ 브랜드를 설립한 그는 이듬해 여성복 라인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패션 제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아함이란 곧 단순함’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안감을 제거한 부드러운 재킷과 단순한 디자인의 수트를 선보였고, 이는 1970~80년대 남성 패션계에 혁신을 불러왔다.
1980년에는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배우 리처드 기어의 의상을 담당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같은 해 미국 고급 백화점에 현지 최초의 아르마니 여성복 부티크를 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고히 했다.
아르마니는 디자인뿐 아니라 광고와 런웨이 직전 모델의 스타일링까지 직접 챙기는 완벽주의자로도 알려졌다. 그는 1990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에서 “나는 항상 무언가를 더하거나 빼는 것을 고민한다. 대부분은 빼는 것”이라고 밝히며 자신의 미니멀리즘 미학을 설명한 바 있다.
아르마니는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3년 안에 은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으며, 그는 올해 6월 건강 악화로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에 불참했다. 이는 그의 긴 경력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