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잘 나갔는데" 룰루레몬, 성장 정체에 시간외 16% 급락

해외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전 08:0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캐나다 스포츠의류 브랜드 룰루레몬 애슬레티카가 2분기 예상치를 하회한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도 관세 영향을 반영해 대폭 하향 조정했다. 회사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4% 넘게 넘게 급락했다.

4일(현지시간) 룰루레몬은 2분기 주당순이익(EPS) 3.10달러, 순익 3억709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3.15달러, 3억9292만 달러)보다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25억3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25억4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사진=AFP)
매출 총이익률은 1.1%포인트 감소한 58.5%, 영업이익률은 210%포인트 감소한 20.7%를 기록했다.

2분기 미주 지역 동일 매장 매출은 4% 감소했다. 전 세계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은 1% 증가에 그쳐 월가 예상치인 2.2%를 밑돌았다. 룰루레몬은 2분기에 순매장 14곳을 새로 열어 전 세계 매장 수를 784곳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칼빈 맥도널드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특히 우리 충성 고객층에서 소비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길어지면서 신상품 수요도 약화됐다. 캐주얼·라운지 제품군이 식상해지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룰루레몬은 팬데믹 기간 편안한 의류 수요에 힘입어 급격하게 성장했는데, 이후 이 같은 수요가 잦아든 데다 알로 요가(Alo Yoga), 부리오(Vuori) 같은 젊은층을 겨냥한 경쟁 브랜드들이 등장해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회사는 연간주당순이익과 매출 전망도 모두 하향 조정했다. 연간 주당순이익 전망을 12.77~12.97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14.45달러)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연간 매출은 108억5000만~110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 전망(111억8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이번 가이던스 조정에는 관세 부담 확대가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800달러 이하 무관세 규정 폐지로 올해 관세 비용만 2억4000만 달러에 달할 것을 반영했다.

룰루레몬은 내년 봄까지 신제품 비중을 현재 23%에서 35%로 확대하고, 빠른 디자인·출시 역량을 강화해 브랜드 활력을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6월 본사 인력 150명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도 나섰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룰루레몬 주가는 206.09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81% 상승 마감했지만, 2분기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5.6%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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