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터필러 중장비(사진=AFP)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을 통해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결정은 캐터필러와 이스라엘 정부를 겨냥한 정당하지 않은 주장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며, 매우 우려스럽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노르웨이 정부와 직접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산하 국부펀드 운영기관이 노르제스뱅크투자운용(NBIM)은 지난주 캐터필러와 이스라엘 5개 주요 은행에 대한 투자 철회 방침을 밝혔다. NBIM은 “해당 기업들이 전쟁 및 분쟁 상황에서 개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캐터필러의 불도저가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팔레스타인 주택 등의 불법 철거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철회 사유로 언급됐다. 지난해 말 기준,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캐터필러의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은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이같은 결정에 격앙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제품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캐터필러를 제재하는 결정은 모욕적이며 근시안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기업을 제재하려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고,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조직의 책임자들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국부펀드의 투자 전략에 정부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는 국부펀드의 개별 기업 투자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윤리 기준에 따라 중앙은행 집행이사회가 독립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최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 케빈 해셋과 회동했으나 “무역, 관세, 러시아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 등이 논의됐으며 국부펀드는 논의 주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노르제스뱅크투자운용(NBIM)은 “가자지구 분쟁 격화로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윤리적 검토가 강화됐다”며 “이스라엘 주식 보유 비중을 축소한다기보다는 복잡한 포트폴리오를 간소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앞서 이스라엘 주식 벤치마크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전면 철회하고, 이스라엘 외부 자산운용사와의 계약도 해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약 2조 달러(2788조원)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6월 말 기준 61개 이스라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6개 종목만 남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