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사’ 마이런 “대통령, 통화정책 의견 가질 권리 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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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전 07:1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후보로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키겠다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역시 통화정책에 대해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경제 책사로 불리는 마이런 후보는 5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확정된다면 경제 데이터를 토대로 독립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도 적절한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문회에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추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으며, 최근에는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해임을 추진하기도 했다. 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돌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 후임으로 마이런 후보를 지명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인 마이런은 “대통령이 내 정책적 견해를 좋아해 지명했다”고 설명하면서도 “백악관으로부터 금리 인하 요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마이런의 모든 결정은 트럼프의 꼭두각시라는 의심을 받을 것”이라며 “그의 충성은 국민이나 데이터, 독립성이 아니라 트럼프가 원하는 말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마이런은 뚜렷한 실수 없이 중앙은행 독립성 존중 의지를 강조하며 공화당 의원들의 신뢰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또 “연준 독립성이 훼손되더라도 채권시장에 부정적 반응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근 연준이 기후변화 등 본래 권한을 넘어선 사안에 개입하고 있다며 “확정되면 의회가 부여한 핵심 임무에서 벗어난 행보를 강하게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런은 연준에서 짧은 기간을 마친 뒤 내년에 백악관 직위로 돌아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의회가 행정부와 중앙은행을 분리하려고 한 이후 수십 년 동안 시도된 적이 없는 방식이다.

마이런은 “변호사들로부터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CEA 위원장 직에서 무급 휴가를 내고, 내년에 추가 상원 인준 절차 없이 동일한 직위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같은 구상이 마이런이 약속한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라운즈(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도 기자들에게 “놀라운 제안”이라고 평가했지만,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미런 인준 반대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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