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되는 美고용시장에 뉴욕증시 '반색'…S&P500 최고치[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전 08:0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고용시장의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와 국채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기록했다. 고용시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둔 움직임이다. 시장은 이미 연준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에 두고 신중히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7% 오른 4만5621.29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 지수는 0.83% 상승한 6502.0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98% 오른 2만1707.694에 거래를 마쳤다

◇위축되는 美고용시장…8월 민간고용 5.4만개 증가 그쳐

미국의 고용시장이 한층 더 위축되고 있다는 증거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민간 고용 지표는 모두 예상치를 밑돌며 고용시장 냉각 우려를 키웠다. 민간 고용조사업체 ADP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민간 고용은 5만4000개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7만5000개에 못 미치고, 7월 수정치 10만6000개 증가에도 크게 못 미쳤다.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 넬라 리처드슨은 “올해 초 강하게 출발했던 고용 증가세가 불확실성에 흔들리고 있다”며 소비자 불안, 노동력 부족, 인공지능(AI) 관련 혼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날 함께 발표된 8월 30일로 끝난 주에 신규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8000건 늘어난 23만7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23만건을 웃도는 수치다. 전날 공개된 7월 구인·이직 조사(JOLTS)에서는 구인 건수가 2020년 이후 최저 수준 중 하나로 나타났다.

기조적 실업 상황을 볼 수 있는 지표인 4주 이동평균은 23만1000건으로,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계절 조정 전 기준으로도 신청 건수는 늘었으며, 특히 코네티컷주와 테네시주에서 증가 폭이 컸다.

◇8월 비농업일자리 보고서 주목…급격한 위축은 시장에 ‘나쁜 뉴스’

미국의 고용상황은 5일 발표될 정부 공식 고용보고서에서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비농업 신규고용은 7만5000개 증가에 그쳐 4개월 연속 10만개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4.3%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경제는 침체가 아님을 보여주면서도, 연준이 금리를 내릴 명분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대로 고용 감소와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실업률까지 동시에 떨어지면 노동 수급이 함께 약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불가능해지려면 충격적인 고용 증가폭이 나와야 한다. 에버코어 ISI는 14만~15만 개 이상의 신규 고용, 여기에 최근 수치의 상향 수정과 실업률의 뚜렷한 하락까지 동반돼야 금리 인하 전망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연준이 ‘빅컷’(50bp 인하)을 단행하려면 고용이 역성장하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RBC 캐피털마켓은 “실업률이 4.4%로 오르거나 신규 고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수준의 상당히 약한 지표가 나와야만 시장이 0.5%포인트 인하 가능성까지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악재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S&P500 같은 지수가 반등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등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결국 성장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시장은 다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은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바라고 있지만, 그 결과가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며 “고용시장이 완만히 둔화하는 정도라면 이상적이지만, 수치가 급격히 나빠지면 연준은 더 큰 폭의 인하로 내몰릴 수 있고 이는 경기침체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월 서비스업, 6개월 만에 최대 확장…신규 주문 급증

미국 서비스업 활동이 8월에 6개월 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였다. 신규 주문이 약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8월 서비스업 지수가 전월보다 1.9포인트 오른 52를 기록했다.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신규 주문 지수는 5.7포인트 급등한 56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비즈니스 활동 지수도 55로 올라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ISM 조사위원회는 “기업들이 관세 인상에 대비해 주문과 수입을 늘리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2개 서비스업종이 확장세를 보였으며, 정보통신·도매·예술·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4개 업종은 위축됐다.

다만 고용 부진은 이어졌다. ISM 고용지수는 46.5로, 석 달 연속 위축세를 나타냈다. 주문 적체 지수도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기업들이 인력 충원에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빠르게 꼬리 내리는 국채금리..2년물 1년만에 최저

미국 국채금리는 ADP 지표 발표 직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4 시 기준 글로벌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6bp(1bp=0.01%포인트) 떨어진 4.165%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4bp 하락한 3.588%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때 5%를 넘어서며 증시에 부담을 줬던 30년물 국채금리도 3.2bp 빠지며 4.86%까지 내려갔다.

달러는 소폭 오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15% 오른 98.29을 기록 중이다.

매그니피센트7은 일제히 상승했다. 테슬라가 1.33% 오른 가운데 엔비디아(0.61%), 애플(0.55%), 알파벳(0.68%), 메타(1.57%) 등 줄줄이 상승했다. 아마존 주가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과의 협력 강화 기대감에 4.3%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팀즈(Teams) 화상회의 앱 불법 끼워팔기 의혹과 관련된 유럽연합(EU) 조사에서 합의 제안을 내놓으며 잠재적인 대규모 반독점 벌금을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에 0.52% 상승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는 상장 후 첫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연간 매출 전망을 내놓으면서 19.92%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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