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이날 “중국과 베트남 육군이 이달 중 광시 좡족자치구에서 첫 합동훈련을 실시한다”며 “이번 훈련은 양국 간 실질적 군사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광시는 중국과 베트남 국경을 마주한 접경 지역으로,
양국은 과거 남중국해에서 해군 순찰을 공동으로 수행한 바 있지만, 육군 간 합동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CMP는 “남중국해 등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양국 군의 전략 파트너십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이 최근 베트남 제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시점과 맞물려 훈련 소식이 전해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그러한 전략 속에 중국에 일정 부분 기울어진 행보로 분석된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세 번째로 많은 흑자를 기록한 국가다.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로 급부상하며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한 영향이다. 또한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교역국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베트남과 20% 관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으나, 베트남은 이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협의되지 않았다”며 당혹감을 표시했다.
당시 중국 상무부는 베트남과 미국 간 관세 합의 발표 직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베트남 방문 당시 “일방적 강압과 위협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반미 정서를 완곡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중국이 이번 육군 훈련을 제안하고 베트남이 이에 응한 것은 단순한 군사 교류를 넘어 외교·경제적 전략 조율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군사 협력은 양국 간 정치적 신뢰 구축의 지표로 간주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미국의 반응이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