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운명을 가를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 투표가 20일(현지시간)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오전 11시 기준 전국 평균 투표율은 10.99%에 이른다고 일본 총무성이 발표했다. 이는 지난 선거인 2022년 같은 시간 때(투표율 10.43%)보다 0.56%포인트 높은 수치다.

앞서 지난 18일까지 실시한 사전투표율은 전체 유권자의 20%가 넘는 약 2145만 명으로 집계됐다. 3년 선거와 비교했을 때 5.2%포인트 높다.

일본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참의원 선거는 전체 의석 248석 가운데 절반인 124석과 도쿄 선거구의 결원 1석을 포함한 총 125석을 놓고 치러진다. 참의원은 임기 6년으로 3년마다 절반씩 새로 뽑는다. 이번 선거에는 전국 45개 선거구와 비례대표에 총 522명이 입후보했다. 투표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이번 선거는 이비사 총리 행정부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는 성격이 강하다. 이시바 총리가 속한 연립여당(자민당·공명당)은 참의원 의석 과반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실패해 현재 ‘소수 여당’ 상태인 만큼,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50석 이상의 의석을 획득하지 못하면 과반 의석이 무너진다면 이는 2007년 참의원 선거 이후 18년 만이다.

연합 여당이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기 위해선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최소 50석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이미 확보한 의석(투표 대상이 아닌 의원) 75석과 합쳐 과반(125석)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연립여당은 50석 이상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오고 있다.

연립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한다면 이시바 총리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자민당 내에서 퍼지고 있다. 일본 총리를 선출하고 내각을 구성하는 것은 중의원의 역할이어서 이번 과반 의석 붕괴가 즉각적인 정권 교체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이미 중의원에서도 과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참의원 선거 대패는 이시바 내각 해산은 물론, 정권 교체 가능성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의 핵심 정책은 고물가 대책이었다. 각 정당은 높은 소비자 물가를 낮출 방안에 대한 공약을 잇따라 발표했다. 특히 쌀 가격 급등에 대응해 내놓은 농업 정책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쌀 감량 정책에서 전환해 쌀 생산량을 늘리는 정책을 내놨고, 미국과의 외교 정책 및 관세 협상도 논쟁의 대상이었다.

이번 선거에선 극우 참정당의 ‘외국인 규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공약에 외국인 토지 구매 제한, 외국인 단순 노동자 수용 규제 등 외국인 관련 정책을 포함시켰다. 선거에 대한 외국의 개입도 이슈로 떠올랐다. 아오키 가즈히코 관방부 차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일본도 영향력 작전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 언론은 상원 선거 후보를 취재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