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도 가족력?…아빠·엄마 찌면 아이도 찐다, 왜?

사회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후 09:21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지난 10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던 국내 성인 비만율이 최근 3년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부모의 비만이 자녀의 비만으로 이어지는 가족적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 제기됐다.

최근 10년간(2014~2023년) 비만 유병률(자료=대한비만학회)
대한비만학회는 5일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진행된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팩트시트 2025’를 공개했다.

비만 팩트시트는 지난 10년간 건강보험공단(NHIS) 및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자료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비만의 현황과 변화를 제시하며, 정책 수립과 임상 진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됐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의 데이터가 분석됐다.

팩트시트를 살펴보면 국내 성인 비만율은 오랜 증가 추세를 보이다 최근 3년간 약 38% 수준에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지난 3년간 49.2%에서 49.8%로 조금씩 증가했으나. 여성은 같은 기간 27.8%에서 27.5%로 다소 줄었다.

복부비만 유병률 또한 10년간 증가하다가 최근 3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성인 복부비만 유병률은 2021년 24.5%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3년 24.3%까지 떨어졌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코로나19 시기에 급격히 증가했다가 최근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재확산될 수 있다.

특히 비만학회는 부모-자식 간 비만 연관성 분석에선 부모의 비만이 자녀의 비만으로 이어지는 가족적 연관성을 확인했다. 부모의 체질량 지수가 높을수록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증가해, 아버지나 어머니가 2단계 비만 이상일 때 자녀가 비만할 확률은 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의 비만은 아버지의 비만에 더 영향을 많이 받고, 아버지가 2단계 비만 이상일 경우 남아의 비만은 5.6배 증가했다. 이어 여아의 비만은 어머니의 비만에 더 영향을 많이 받고, 어머니가 2단계 비만 이상일 경우 여아의 비만은 5.7배 증가했다.

김민선 비만학회 이사장은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생활습관 개선 △환경 조성 △정책 개입 △약물·수술 치료 등 다각적 전략이 필요하다”며 “비만을 임상적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과 사회경제적 이익을 달성하는 핵심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득 및 교육 수준에 따라 비만율이 달라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사회적 형평성과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비만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진행성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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