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00mm 이상 물폭탄에 범람·침수 피해 속출

사회

이데일리,

2025년 7월 17일, 오후 06:51

[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지난 16일부터 중부지방에 쏟아지고 있는 큰비로 경기·충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전 서산시 성연면 성연 삼거리가 물에 잠겨 있다. 밤사이 서산에서는 시간당 114.9mm의 폭우가 쏟아졌다.(사진=연합뉴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세종과 충북(6곳)·충남(5곳)·경남(2곳) 등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서울·대전·광주·경기(22곳)·충북(5곳)·충남(16곳)·전북(8곳)·전남(7곳)·경북(5곳)·경남(7곳)은 호우주의보가 발효됐으며, 강원을 제외한 전국이 비 영향권에 들어 있다.

전날 자정부터 현 시간까지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충남 서산으로 누적 강수량 419.5㎜를 기록했다. 이어 홍성 411.4㎜, 당진 376.5㎜, 아산 349.5㎜, 태안 348.5㎜ 등 충남 일대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 충남 외 지역에서는 세종이 324.5㎜, 충북 청주 276.0㎜, 경기 평택 262.0㎜로 집계됐다.

1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인 최대 시우량은 충남 서산이 이날 새벽 2시 46분께 114.9㎜로 가장 많았다. 이번 비로 지난 16일 오후 7시 4분께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인근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무너져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쳐 차량 2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차량 탑승자 1명은 가까스로 빠져나왔으나, 토사에 매몰된 차량에 있던 40대 남성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지 3시간 만에 목숨을 잃었다.

소방당국이 지난 16일 오후 오산 가장교차로 옹벽 붕괴 현장에서 매몰된 운전자를 구조하기 위한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고로 1명이 목숨을 잃었다.(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충남에서는 도로와 주택 침수로 3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6시 15분께 서산시 석남동의 한 도로에 정차된 침수 차량에서 심정지 60대 남성 B씨가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오전 11시 25분께에는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온 지점 주변에서 80대 남성 C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C씨의 차량이 인근에 정차돼 있던 점을 토대로 B씨가 차량 밖으로 나와 폭우에 휩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당진에서는 낮 12시께 당진시장 인근의 침수된 주택 지하실에서 80대 남성 D씨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재산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경북 청도에서는 오후 1시 51분께 청도읍 구미리 2번지에서 산사태가 발생,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 1채와 승용차 1대가 토사에 파묻혔다. 인천에서는 이날 오전 7시 6분께 남동구 간석동 오피스텔 담장이 무너져 차량 2대가 파손됐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는 이날 오전 7시께 한 주택 외벽이 무너지면서 주민 20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소방청은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모두 1956건의 소방활동을 폈다. 이 중 1813건은 안전조치였고, 급·배수 지원이 141건, 인명구조는 2건(3명)이었다.

학교들도 휴업 또는 수업시간 조정에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휴업 403개교, 등교 시간 조정 23개교, 단축수업 55개교, 원격수업 1개교 등 전국 482개교가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충남 아산(155개교), 서산(95개교), 예산(69개교), 홍성(68개교)에선 모든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학교 시설물 피해는 누수 122개교, 침수 28개교 등 166개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간당 20~60㎜ 내외의 강하고 많은 비는 오는 1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 비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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