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7.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해병대원 순직사건을 초동수사하고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이 16일 참고인으로 출석해 특검팀의 조사를 받았다.
박 대령은 이날 오후 17시50분쯤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의 조사를 마치고 나와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오늘 이 조사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향후에도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 특검 조사에 나와 성실히 조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령 측 정구승 변호사는 이날 조사와 관련해 "본류사건과 관려해 간단히 사실관계를 정리했고 사실을 은폐하려한 사람들의 증언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맞춰갔다"며 "조만간 추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번의 출석이 예정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과 관련해 "이미 현장에 있었던 분들 세 명 이상이 격노를 인정하지 않았냐. 이 지경이 됐는데도 왜 얘기를 못 하는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운을 뗐다.
이어 "다른 사람들이 다 진술하는 마당에도 최후까지 자백을 안 하는 것은 매우 온당치 못하고 거기에 대한 법적 책임이 불가피하다"며 "특검도 당연히 기소를 염두에 둘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특검 내에서 제일 먼저 신병처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앞서 이날 오후 1시쯤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박 대령은 최근 당시 회의 참여자들이 윤 전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에 대해 "격노가 시작점"이라며 "설이 아닌 사실로 규명됐으니 모든 것이 다 제대로 밝혀질 것이고 정리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채 해병 사건 이첩 보류 지시 당시 자신에게 'VIP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고 말했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박 대령에게 순직사건 수사 당시 상황과 수사 외압 정황 등을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오는 17일 김 전 사령관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전 사령관은 해병대수사단에서 채상병 사건 초동 수사를 이끌었던 박정훈 수사단장(대령)에게 처음으로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을 전달해 준 인물로 지목되면서 수사 외압 의혹의 '키맨'으로 꼽힌다.
특검팀은 VIP 격노설의 진원지인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일 임기훈 국방비서관에게 해병대원 순직사건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14일 이충면 전 안보실 외교비서관, 15일 왕윤종 전 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을 차례로 불러 조사해 윤 전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강의구 전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순직사건 보고 이후 윤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오후 3시부터는 해병대수사단이 2023년 8월 2일 초동수사기록을 이첩하고 같은날 국방부검찰단이 이첩 기록물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경북경찰청장으로 재직한 최주원 전 경북경찰청장(치안감)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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