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2.1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 진상 규명을 위해 연이틀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한 휴대전화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사용한 비화폰을 확보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해병대원 순직사건 초동수사 결과가 경찰로 이첩된 직후 직접 개인 휴대전화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던 만큼 비화폰에서도 이같은 흔적이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사람 휴대전화의 포렌식과 의혹 관련자 조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로 적시한 순직사건 수사 결과 보고 직후 실제로 격노한 것으로 드러날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순직해병특검팀은 전날(10일)부터 이틀에 걸쳐 △국방부(법무관리관실·국방정책실·대변인실·군사보좌관실 등)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이 전 장관·임기훈 국방대학교 총장(전 안보실 국방비서관)·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전 안보실 2차장)·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10일 국방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이 사용한 비화폰을, 11일 윤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그가 사용한 휴대전화 1대를 압수했다. 해당 휴대전화는 애플의 아이폰 기종으로 잠금이 걸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해 이 전 장관 등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 대통령실에서 사용하는 '02-800-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그 직후 박진희 당시 군사보좌관(육군 소장·현 육군 제56사단장) 휴대전화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사건 이첩 보류 △임 사단장 정상 출근 △국회 설명·언론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해병대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전화 직후 이첩보류를 지시했기 때문에 불거졌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사건 이첩을 강행하자 본인 개인 휴대전화로 이 전 장관 개인 휴대전화에 세 차례 통화하고 같은 날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임 전 비서관에게도 전화해 이첩 중단 상황 등을 파악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윤 전 장관이 개인 휴대전화로 이첩 상황을 파악하려고 한 만큼 이 전 장관이 사용한 비화폰으로도 연락을 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순직 사건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분노했다는 지난 2023년 7월 31일부터 국방부조사본부가 임 전 사단장 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를 8명에서 6명으로 축소해 이첩한 같은 해 8월 24일까지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분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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